마더 테레사, 모든 것이 찬사일까?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이유
마더 테레사는 오랜 시간 동안 가난한 이들의 벗이자 인류애의 상징으로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왔습니다. 2016년에는 가톨릭 성인으로 시성되며 그 명성이 더욱 공고해졌죠. 그러나 그녀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복합적인 윤리적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마더 테레사의 활동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하면서, 그녀의 사역과 신념이 과연 모두에게 선한 영향을 주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 ‘죽어가는 이들의 집’, 정말 안락한 곳이었을까?
마더 테레사가 인도 콜카타에 설립한 ‘죽어가는 이들의 집’은 말기 환자나 도움이 절실한 이들을 위한 쉼터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의료인과 방문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곳은 기본적인 위생이나 의료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의학저널 란셋의 편집장이었던 로빈 폭스는 직접 방문한 후, “의료 서비스가 과학적 근거보다는 종교적 신념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평했습니다. 제대로 된 진통제조차 제공되지 않아 환자들이 고통 속에서 임종을 맞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돌봄’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단순한 동정이나 선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죠.
2. 고통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각
마더 테레사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고통을 신성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녀는 고통을 통해 신에게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었고, 이러한 관점이 그녀의 봉사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신념이 실제 현장에서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보다는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입니다. 의료계에서는 고통 완화와 환자 권리를 최우선 가치로 보는데, 이에 반하는 접근 방식은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3. 투명하지 않았던 기부금 운영
마더 테레사의 단체는 전 세계로부터 막대한 기부금을 받았지만, 그 재정 운영은 상대적으로 불투명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기부금 중 극히 일부만이 실제 구호 활동에 사용되었고, 나머지의 사용처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뉴욕에 있는 모금 사무소에는 수천만 달러가 모였지만, 회계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자선 단체일수록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4. 종교적 신념과 현실 사이의 간극
마더 테레사는 가톨릭 교리에 따라 피임, 낙태, 이혼 등을 일관되게 반대했습니다. 이는 그녀의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며, 일관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념이 적용된 지역이 빈곤과 인구 과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라는 점에서, 현실과의 괴리가 존재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피임 반대나, 말기 환자에게 종교적 세례를 권하는 등의 행동은 종교의 자유나 환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5. 논란이 된 정치적·사회적 관계
또한 마더 테레사는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들과의 관계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티의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금융사기범 찰스 키팅의 기부를 받아 그를 옹호하는 서한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자선과 정치, 윤리 사이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던집니다.
마무리하며 – ‘성인’이란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마더 테레사의 삶과 활동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헌신적인 모습은 분명 존경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행동과 결정이 모든 사람에게 선한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이란 단순히 헌신적이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 그 헌신이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함께 평가되어야 합니다. 마더 테레사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일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리더를 따르고 존경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더 성숙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Robin Fox, “Mother Teresa’s care for the dying,” The Lancet 344 (8925), 1994 – 마더 테레사의 시설에서 관찰된 열악한 의료 실태 보고en.wikipedia.orgen.wikipedia.org.
- Rashad Mammadov, “Mother Teresa: Good Intentions to Controversy,” News-Decoder, 2019 – 마더 테레사의 독재자 연루, 기부금 논란 및 고통 미화에 대한 언급news-decoder.comnews-decoder.com.
- Serge Larivée 외, “Les côtés ténébreux de Mère Teresa,” Studies in Religion/Sciences Religieuses 42(3), 2013 – 마더 테레사에 대한 학술적 비판 연구 (몬트리올 대학)en.wikipedia.orgnews-decoder.com.
- Walter Wuellenweber, “Mother Teresa: Where are her millions?” Stern (독일 시사잡지), 1991 – 마더 테레사 재정 조사 기사 (영국 Butterflies & Wheels 웹사이트에 발췌 번역)butterfliesandwheels.orgbutterfliesandwheels.org.
- Michael Parenti, “Mother Teresa, John Paul II, and the Fast-Track Saints,” History News Network, 2016 – 마더 테레사의 금전 및 의료 태도를 비판적으로 정리한 칼럼historynewsnetwork.orghistorynewsnetwork.org.
- Christopher Hitchens, The Missionary Position: Mother Teresa in Theory and Practice, 1995 – 마더 테레사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서. Hitchens는 그녀를 “팬ATIC이자 FUNDAMENTALIST, fraud”라고 혹평했다myvoice.opindia.com (국내 번역서 선의의 독재자, 2003).
